사건 개요 및 경과
서울북부지법 형사5단독 권소영 판사는 2026년 7월 9일, 서울 노원구의 한 불법 '텍사스 홀덤' 도박장에서 90만 원 상당의 칩을 교환해 도박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외국인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외국인 A씨는 재미삼아 칩을 교환했을 뿐 실제 게임 테이블에 앉아 도박을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단속 당시 현장 상황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직접 촬영했으며, 경찰이 촬영한 채증 영상 역시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자료라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제출을 요청했다.
경찰의 증거 파기와 대응
서울 중랑경찰서는 채증 즉시 영상을 파기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경찰이 작성한 메모 보고서에는 해당 영상이 피의자들의 고성과 욕설이 대부분이라 증거 가치가 낮고 수사 자료로 활용할 필요가 없어 파기했다고 기록했다. 중랑경찰서 관계자는 영상 없이도 도박장 직원 진술과 칩 교환 내역만으로 혐의 입증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판단 근거
법원은 A씨가 도박했다는 직접 증거인 도박장 직원들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 과정에서 A씨가 직접 촬영한 현장 영상이 증거로 채택되었고, 변호인이 이를 제시하며 신문하자 직원들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기존 진술을 번복한 점이 무죄 선고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전문가 제언 및 논란
법조계와 전문가들은 수사기관이 임의로 증거를 삭제한 행위에 대해 비판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객관적 정황 판단을 위해 모든 증거가 제출되어야 하며, 경찰이 임의로 증거를 삭제한 것은 권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또한 증거의 범죄 관련성 판단은 수사기관이 아닌 재판관이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영상 멸실 상황이 부적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