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개요 및 재판 결과
서울북부지법 형사5단독 권소영 판사는 2026년 7월 9일, 도박 혐의로 기소된 40대 외국인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2023년 12월 서울 노원구의 한 '텍사스 홀덤' 불법 도박장에서 90만 원 상당의 칩을 교환해 도박한 혐의로 중랑경찰서에 입건되었다. A씨는 칩을 교환하기는 했으나 실제 게임 테이블에 앉아 도박을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며 결백을 호소했다.
경찰의 증거 파기 논란
A씨는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경찰이 단속 당시 촬영한 채증 영상을 요청하고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중랑경찰서는 "채증 즉시 영상을 파기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경찰 내부 메모 보고서에는 "도박 장면이 찍히지 않아 증거 가치가 낮고, 피의자들의 고성과 욕설이 대부분이라 수사 자료로 활용할 필요가 없다"고 적혀 있었다. 중랑경찰서 관계자는 도박장 직원 진술과 칩 교환 내역만으로 혐의 입증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무죄 판결의 결정적 요인
법원은 도박장 직원들의 진술을 유일한 직접 증거로 보았으나, 그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A씨가 단속 당시 자신의 휴대전화로 직접 촬영한 짧은 영상이 재판 증거로 채택되었다. 변호인이 이 영상을 제시하며 신문하자, 기존에 A씨의 혐의를 뒷받침했던 직원들이 법정에서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이에 법원은 증거 부족으로 무죄를 판결했다.
전문가 및 법조계 반응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와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수사기관이 확보한 자료를 임의로 삭제한 행위가 권한 범위를 넘어선 부적절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범죄 관련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재판관의 권한이며, 피의자 역시 경찰이 확보한 증거를 방어권 행사에 활용할 권리가 있다는 취지다.